웬만해서는 약을 안치려고 했으나,
농장 사장님께서 배추는 약을 쳐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구매한 청벌레 약.
이름은 "캡틴"이네요.
시장의 농약사에서 구매했어요.
굳이 큰 시장 아니어도 동네 시장에서도 판매를 하더군요.
저 조그마한 청벌레약의 가격은 10ml에 5,000원.
농약사 사장님이 사용법을 알려주셨어요.
청벌레 약 사용법 :
1. 장갑준비
2. 초록 뚜껑 1/4 + 물 2리터 희석한다.
3. 약 분사 전, 식물에 있는 청벌레 알, 청벌레, 달팽이, 무당벌레, 똥 모두 제거한다.
4. 제거 후 식물에 분사한다.
5. 수확 전까지 3회 정도 약을 준다.
희석하기 전, 해피를 밭에 앉혀둡니다.
가만히 보면 인형 같지만, 사실 인형이 아니라 개에요. 개. 5킬로의 비숑이요.
처음에 밭에 갔을 때에는 애가 낯설어서 그런지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어느 순간 적응이 되었는지 신나게 궁둥이 씰룩이며 남의 밭에 구경 가려고 하더군요.
가급적이면 안 데리고 가거나, 가족 중 한 명이 안고 있거나 했는데 이날은 부득이하게 얘를 데려가야 했기에, 이 귀여운 인형 같은 강아지 감시 아래에 농작물을 확인했어요.
사실 약을 뿌리는 날이어서 너무나도 걱정되었으나, 저렇게 앉아 있었으니 얼마나 순합니까.
눈치 보며 슬쩍 움직였는데, 눈 마주치면 사악.. 얌전히 앉아 있는 해피.
보이시나요? 탈주한 해피의 발.
다시 해피야~ 하면 자리에 딱 앉아요
쌈채소 잠시 확인하고, 무와 배추를 둘러보는 동안 사장님이 오셨어요.
무하고 배추에 약을 쳐야 한다고 하셨으며, 배추 좀 보라고 하셨어요.
보이시나요? 배추 속에 저 거뭇거뭇한 것들.
청벌레 똥일 수도 있고, 청벌레 알 일 수도 있다 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청벌레는 어떻게 생기는가?
밭에 보면 나비들이 날아다녀요.
이 나비들이 배추나 무에 알을 까면.. 그것이 청벌레라고 해요.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이 노래는 앞으로 저에게 금지곡이 되겠습니다.
나비가 알을 낳는 순간 청벌레가 부화하면 잎을 모두 갉아먹어요. 먹는 속도도 빠르고 많기 때문에 배추나 무에 남는 것이 없기에 약을 칠 수밖에 없다고.
뿌리는 법은 단순해요.
우리에겐 분무기 같은 장비가 있잖아요? 넣고 뿌리면 됩니다.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약 치기 전에 청벌레 똥, 청벌레, 달팽이 등 모두 제거해줘야 해요.
안 그러면 약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얘들이 살아서 잎사귀를 다 먹어요. 죽기 직전까지 먹는 그들의 본능이 저와 흡사하군요.
무까지 약을 다 치고 정리하면서 밭을 보니 파도 어느 정도 자랐고, 가지도 열리고 있고
무엇보다도 오이인 줄 알았던 반전의 참외가 저렇게 열려있더군요.
주먹만 하게요.
그런데.. 한여름 해도 아니고, 낮 온도도 여름만큼 높지도 않고, 해도 길지 않아 노랗게 익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아, 갑자기 생각납니다.
O. Henry의 마지막 잎새. (The Last Leaf)
내년의 참외를 시도해보거나 해야겠어요.
배추 한 포기에 만원이 넘는 이 시점에 모두 다 알이 꽉 찬 배추로 성장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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